제 침에 독이라도 든건지 어릴때부터 만성적으로 입술각질을 달고 살아왔고 피부과를 가봐도 소용없는 민폐 입술을 가졌습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와서 입술 각질이 이젠 껍질 수준으로 가죽마냥 두꺼워져서 비듬같이 날리는 각질은 없고 덩어리로 죽죽 갈라져서는 거북이 등껍질같은 입술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각질 해결법이라고는 자기전에 립밤을 아주아주 두껍게 바르고 아침에 일어나서 퉁퉁 불어터진 각질을 티슈로 살살 밀어 주욱하고 떼어내서 입술모양 그대로 떨어진 껍질을 보며 만족하는게 전부였습니다. 이 방법도 희열이 있어 좋긴 하지만 하면 할 수록 입술껍질이 두꺼워지는거 같아서 고민하던 참에 인스타에서 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쩜 그리 광고타이밍이 절묘한지..)
어찌됐든 입술색도 없어서 뭔갈 바르긴 발라야했고 각질은 각질대로 고민이라 반신반의 하는 마음으로 사보았습니다만...
샘플까지 보내주실 줄이야!! 그것도 입술 각질제거제와 립밤을!!!(샘플까지 조합이 절묘합니다!!)
그래서 각질제거제로 먼저 각질을 제거하고 발라보았습니다.

입술 각질제거제 : 몇년전에 한창 바르고 거품이 올라오면 밀어서 벗겨내는 타사 제품이 유행일때 써본 뒤로는 처음 사용해봅니다. 여기 제품은 일단 발포제형이 아니라서 입술에 발랐을때 타사제품보다는 입에 덜 들어와서 좋지만 역시나 조금씩 느껴지는 맛도 향도 그닥 좋진 않습니다...하지만 천연성분이라 조금 안심이 되고 타사제품보다 따갑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염증때문에 입술이 갈라진 부분에는 조금 따끔거립니다. 전체적으로 약간 민트처럼 화한 느낌도 들어요. 역시 껍질화된 각질에는 4분만에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입술 테두리의 작은 각질에는 효과가 좋습니다.

립큐어 : 뮤즈밤과 헤라밤 두개를 샀습니다. 뮤즈밤은 색이 연해보여 립밤대용으로, 헤라밤은 화장용으로 사용하려고 샀습니다만...저만 그런건지 뮤즈밤 발색이 더 잘됩니다. 사진은 왼쪽에 뮤즈밤 3회, 오른쪽에 헤라밤 5회를 칠한 건데 처음에는 헤라밤을 3번 칠했더니 뮤즈밤보다 훨씬 연해서 2번 더 칠한 것입니다. 두개 다 오일막 닦아내고 사용한건데 왜 그럴까요... 그리고 실제로 입술에 발라보면 색상차이가 거의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티슈에 한번 찍어보니 확연히 다른 색인게 나타납니다. 세상은 요지경이라더니 진짜 요지경...알 수 없습니다. 가 아니라 저는 입술색을 죽이지 않고 발랐기 때문에 그렇겠죠. 죽이지 않아도 이미 죽어있는 입술색이라도 완전히 죽이지 않은 쌩입술에는 뮤즈나 헤라나 거의 비슷하게 발색됩니다. 하지만 다른 립밤이나 립글로즈에 비해 많이 발라도 끈적거림이 적고 시간이 지날수록 겉돌지 않고 입술에 착 붙어 흡수가 되는 느낌이라 마음에 듭니다. 바르고 자도 된다고 하니 그냥 용도구분 없이 잡히는대로 발라서 써도 되겠습니다.

리뷰를 쓰고 있는 동안 각질제거제 때문인지 립큐어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따끔거림이 조금 있었는데 각질제거제 때문인거 같네요. 바르면 일시적으로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어 준다는 립 제품을 발랐을 때 정도의 따끔함이라 괜히 제 입술도 도톰해진거 같아 기분 좋네요. 샘플 다 사용하면 각질제거제도 한번 사봐야 겠어요.